수원개인회생 국립무용단 역대 단장 4명의 한국춤을 한 자리에…국립무용단 ‘거장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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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팔자소관으로 춤만 추다 보니 영광스럽게 이 자리까지 온 거 같습니다. 제가 춤을 9살 때부터 춰왔는데 춤의 길을 바람과 함께 걸어왔다는 뜻에서 ‘바람의 시간’이라는 제목을 붙여봤어요. 인격, 덕망, 학식 모든 것을 갖춘 ‘상남자’, 한량의 춤입니다.”(조흥동)
“‘Soul, 해바라기’는 2006년 초연작인데 당시 한국 전통 창작춤으로 세계화를 시도하는 일은 드물었어요. 세계 사람들이 가깝게 느끼도록 재즈 음악을 가지고 한국춤을 변형해보자는 생각을 했죠. 세 살 때 무용을 시작했지만 아직도 부족한게 많은 것 같고, 죽을 때까지 연구해야죠.”(배정혜)
“저희들은 신무용의 세례를 받았는데 전통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고, 해답을 찾기 위해 참 많은 실험을 하다보니 생을 마감할 시간이 됐네요. ‘매화를 바라보다’는 전통과 현대를 ‘어떻게’ 수용할 지 헤매다가 다시 거울 앞에 선 심정으로 만들었어요.”(김현자)
“1973년 국립극장이 세워지고 제가 남자 무용수 1호로 취직을 했는데 당시 화두는 한국춤을 어떻게 세계와 만나게 할까였습니다. ‘티벳의 하늘’은 1998년 초연작인데 당시 IMF 시기였잖아요. 국가적 위기로 국립극장도 어렵던 그 때에 동양적 윤회 사상을 통해 삶의 가치를 찾아보는 작품을 만들어보려고 했었죠.”(국수호)
한 무대에 두 작품을 순차적으로 올리는 더블빌 형식으로 펼쳐진다. <거장의 숨결Ⅰ:배정혜, 국수호>(12월17~18일)은 전통춤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한국 무용사에 전환점을 이룬 두 작품을 올린다. 컨템포러리 한국춤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Soul, 해바라기’는 해외 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2016년까지 재공연되며 국립무용단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잡았다. ‘티벳의 하늘’은 파격적인 구성, 철학적 사유가 담긴 몸의 움직임을 통해 한국무용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거장의 숨결Ⅱ: 김현자, 조흥동>(12월20~21일)은 한국무용의 여성성과 남성성이 대비되는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다. 2011년 초연된 ‘매화를 바라보다’는 수묵화 같은 담백한 무대에 가야금산조 선율이 더해져 무용수의 호흡과 움직임만으로 전통의 품격을 표현한다. 신작인 ‘바람의 시간’은 ‘군자의 길을 걷는 삶의 자세’를 절제된 동작과 깊은 호흡을 통해 남성춤으로 형상화한다.
이번 공연은 한국 무용의 근간을 되돌아보고, 미래의 방향성을 모색한다는 취지도 담았다. 최연소 단원으로 무대에 서는 이승연은 “이번 작업 자체가 국립무용단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역사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밤 전남 신안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좌초는 돌아볼수록 등골이 오싹하다. 해경이 신속 출동해 3시간여 만에 탑승자 267명을 무사히 구조했지만, 하마터면 초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추운 밤 탑승자들은 공포에 떨었고, 시민들은 구조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다.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번 사고도 안전 불감과 부주의 탓으로 보인다. 항해 위험 구간인데도 선장은 자리를 지키지 않았고, 항해사는 휴대전화로 딴짓을 했다. 세월호 참사로 그 많은 사람이 희생됐는데도 현장의 해태와 무사안일은 달라지지 않았으니 참으로 기가 찰 일이다.
사고는 오후 8시17분 신안군 장산면 족도 인근에서 발생했다. 목포와 제주를 오가는 2만6000t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항로를 벗어나 무인도에 배의 앞부분이 얹힌 채 15도가량 기울었다. 당시 여객선은 22노트(시속 45㎞)로 운항 중이었고, 항로 변경 지점을 지나 3분 후에 사고가 발생했다. 해경에 따르면 사고 해역은 연안 여객선 항로가 집중된 협수로(狹水路)여서 자동항법장치를 수동으로 전환해 운항해야 한다. 그러나 항해사는 여전히 자동조종 상태로 놓고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다. 함께 있었던 인도네시아 국적의 조타수도 제 역할을 하지 않았다. 근무시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조타실을 비운 선장 책임도 크다. 선장은 선박이 협수로 같은 위험 구간을 지날 때는 조타실에서 직접 지휘해야 할 의무가 있다. 선박은 좌초 직전까지 해상교통관제센터(VTS)와 교신도 없었다. 최초 사고 신고도 승객이 했고, 사고 직후 20분간 배에서는 상황 설명도 없었다고 한다.
해경의 대응은 신속하고 적절했다. 해경은 신고 접수 즉시 고속 경비정을 급파해 11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이후 경비함정 17척과 연안 구조정 4척, 항공기 1대, 서해특수구조대 등을 총동원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승객들도 침착하게 대응했다. 모두 구명조끼를 챙겨 입고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해경 구조정으로 옮겨탈 수 있는 여객선 후미에 질서정연하게 줄을 섰다. 임산부와 어린이, 노약자부터 차례로 배를 옮겨탔다. 춥고 어두운 밤바다에서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돼 다행이지만 이번 사고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당국은 선박 안전 지침의 미비점과 위반 행위를 철저히 점검하고, 사고를 일으킨 선장·선원과 사업주도 엄벌해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한다.
올해 상반기 워킹맘 고용률이 64.3%로 역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성년 자녀를 둔 기혼 여성 중 경력단절을 겪은 비중은 21.3%로 역대 가장 적었다. 경력단절 현상이 다소 완화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6세 이하 어린 자녀를 둔 여성 3명 중 1명꼴로 직장을 관두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데이터처가 20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기혼 여성의 고용현황’을 보면, 올 상반기(4월) 기준 18세 미만 미성년 자녀와 사는 15~54세 기혼 여성 중 취업자는 266만9000명, 고용률은 64.3%였다.
워킹맘 고용률은 지난해보다 1.9%포인트 늘어 2016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워킹맘 고용률이 늘면서 경력단절여성 비율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올 상반기 미성년 자녀와 사는 기혼 여성 중 경력단절여성 비율은 1년 전보다 1.4%포인트 줄어든 21.3%였다.
기혼 여성 중 경력단절여성 비중은 1년 전보다 1%포인트 적은 14.9%였다. 두 수치 모두 2014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15~54세 기혼 여성 인구가 줄어들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는 늘어났다”며 “정부의 돌봄 정책도 경력단절여성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경력단절여성 비율은 자녀가 어리거나 많을수록 높았다. 자녀가 6세 이하인 기혼 여성은 3명 중 1명(31.6%)꼴로 경력단절을 겪었다. 자녀가 7~12세이면 18.7%로, 13~17세이면 11.8%로 그 비율이 줄었다. 자녀 수별로 보면 자녀가 1명일 때 20.2%로 경력단절여성 비율이 가장 낮고 2명이면 22.3%, 3명 이상이면 23.9%로 높아졌다.
주요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여전히 유자녀 여성의 고용률이 낮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 1월 발표한 ‘여성 고용지표 국제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2021년 기준 한국에서 15세 미만 자녀를 둔 여성 고용률은 56.2%에 그쳤다.
당시 한국과 경제 규모와 인구가 비슷한 국민소득 3만달러, 인구 5000만 이상 국가인 ‘30-50 클럽’ 7개국(평균 68.2%) 중 가장 낮은 위치였다. 7개국에서는 일본(74.8%), 영국(74.2%), 프랑스(73.9%), 독일(73.8%), 미국(67.1%), 이탈리아(57.2%), 한국(56.2%) 순이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20·30·40대에서 맞벌이가 보편적인 규범으로 자리 잡았고, 30대 여성들이 결혼·출산에 관계없이 경제활동을 계속하려는 열망을 실천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최후의 수단’인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이 20%가 넘는 것은 제도의 변화가 사람들의 생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승진의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육아휴직을 쓰려는 청년들의 변화하는 의식에 맞춰 기업과 사회제도가 전폭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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