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법무법인 ‘7초 침묵’ 이원석 전 검찰총장, ‘김건희 수사무마 의혹’ 특검 참고인 출석 불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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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총장은 가족 간병을 해야 해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조사를 받기 어렵다는 취지의 불출석 사유서를 특검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 수사 기간(오는 28일까지)이 4일밖에 남지 않아 특검팀이 이 전 총장을 대면조사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전 총장은 지난해 5월2일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했다. 11일 만인 5월13일 법무부는 이 전 총장의 대검찰청 참모진과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를 전격으로 교체했다. 이 전 총장은 다음날 출근길에 ‘인사가 사전에 충분히 조율됐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7초간 침묵하며 불만을 에둘러 표현했다.
새 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해 7월 주말 대통령경호처 부속 청사로 찾아가 김 여사를 ‘출장조사’했다. 이창수 당시 중앙지검장은 이 사실을 김 여사 조사를 시작한 지 약 10시간이 지난 뒤 이 전 총장에게 알렸다. 검찰 내에선 이 전 총장이 김 여사 소환조사 방침을 고수하자 이 전 지검장이 총장을 ‘패싱’하고 용산 대통령실과 ‘직거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전 총장은 “국민께 여러 차례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씀드렸으나 대통령 부인 조사 과정에서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수사팀을 공개 질책했다.
당시 중앙지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지휘권이 없는 이 전 총장에게 김 여사 조사 사실을 사전에 보고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여사 조사에 앞서 이 전 총장이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주가조작 사건 지휘권 회복을 요청했지만 박 전 장관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나타나 사전에 ‘총장 패싱’ 명분을 만든 정황으로 해석됐다.
중앙지검은 그해 10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특검팀은 지난 22일 이 전 지검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려 했으나 이 전 지검장은 불출석했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김 여사 수사를 무마하려 검찰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 수사에 막바지 힘을 쏟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2일 내란 특검팀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지난해 박 전 장관에게 김 여사 수사 상황을 묻거나 무혐의라고 강조하는 내용을 담아 보낸 메시지 등을 확보했다. 특검팀은 지난 18일엔 박 전 장관, 이 전 지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 등 8명을 압수수색했다. 오는 28일 특검 수사기간이 종료한 뒤에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마스이브에 아이들과 통화하면서 “나쁜 산타가 침투하지 않도록 할 것” “석탄은 깨끗하고 아릅답다” 등 말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심을 지켜주기 위한 이벤트에서도 정치적인 발언을 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산타클로스의 위치를 묻는 어린이들과 통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올해로 70년째 크리스마스 때마다 가상의 ‘산타 비행경로’를 추적해 어린이들에게 알려주는 이벤트를 해왔다. 이때 NORAD로 걸려 오는 어린이들 전화 일부를 대통령 부부가 받아주는 게 백악관의 전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10여 차례 전화를 받던 중 오클라호마의 10세 아이가 산타 동선을 추적하는 이유를 묻자 “우리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산타를 추적한다. 산타가 착한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다”며 “우리는 나쁜 산타가 우리 나라에 ‘침투’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고 싶다. 하지만 산타는 아주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침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들을 겨냥해 자주 사용하는 단어다. 그가 발언의 뜻을 자세히 설명하진 않았지만 평소 강조해온 국경 강화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캔자스의 7세 아이가 선물로 석탄을 원하진 않는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석탄을 말하는 거지?”라고 묻기도 했다. 이어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석탄은 깨끗하고 아름답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를 기억해 달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환경 에너지 대신 화석연료 개발을 강조해왔는데, ‘깨끗하고 아름다운 석탄’은 그가 자주 반복하는 구호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 말을 들은 아이는 “아니요. 바비 인형이랑 옷, 사탕이 더 좋아요”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밖에도 펜실베이니아에 사는 5세 아이에겐 “우리는 거기서 세 번이나 압도적인 표 차로 이겼다”고 말하고, 오클라호마에 사는 아이에겐 “오클라호마는 선거 때 나에게 매우 잘해줬다. 절대 그곳을 떠나지 말라”고 말했다. ‘산타할아버지한테 과자를 안 드리면 화내실까요?’라고 묻는 8세 아이에겐 “화내진 않을 거지만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NBC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어린이들과 통화할 때 에너지 생산, 2020년 선거 등 정치적 주제를 끼워 넣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린이들에게 한 농담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들은 즐거워했지만 진보 성향 누리꾼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SNS에서 “어린이들은 산타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데 트럼프는 또 자기 얘기만 하려 한다” “악성 나르시시스트” 등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에도 이런 통화를 하면서 7세 어린이에게 “아직도 산타를 믿니”라고 말해 ‘동심 파괴자’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어린이들과 통화를 마친 직후에는 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라며 “우리 나라를 파괴하려 온갖 짓을 다 하지만 처참하게 실패하고 있는 급진 좌파 쓰레기들에게도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크리스마스마다 정치적 반대자들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냈다고 AP는 전했다.
올해 정치권에서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이자 정치적 동반자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9월 별세했다. 향년 75세. 김 이사장은 1976년 3·1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김 전 대통령이 투옥되자 어머니 이희호 여사와 함께 구명운동을 펼쳤다. 1980년대 신군부가 조작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의 시위 배후 조종 혐의로 체포돼 고문을 당했다. 김 전 대통령의 미국 망명 시절에도 동행해 한국 독재정권의 인권 실태를 알리는 일에 앞장섰다. 고 김근태 전 의원 고문 사건을 뉴욕타임스에 제보했다. 김대중 정부 말기에 알선수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수감 생활을 하기도 했다.
10월에는 이상민 국민의힘 대전시당위원장이 별세했다. 향년 67세. 이 위원장은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대전 유성구에서 당선돼 같은 지역구에서 5선 의원을 지냈다. 2023년 당시 이재명 당대표 체제를 비판하며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겼다. 국민의힘 소속이 되고도 평등법(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장하는 소신을 보였다.
6월 향년 66세로 별세한 유성엽 전 국회의원은 민주당 소속으로 정읍시장을 지낸 뒤 18·19대 총선에서 내리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국민의당, 민주평화당, 민생당을 거쳐 2021년 민주당으로 복당했다. 유 전 의원은 5월 말 전북 진안에서 이재명 대통령 후보 선거운동을 하던 중 뇌졸중으로 쓰러져 투병해왔다.
경제계에서는 고려아연을 비철금속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 키우며 ‘비철금속 업계 거목’으로 불린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10월6일 84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33세 때인 1974년 고려아연 창립 멤버로 참여한 뒤 50년간 한국 제련 산업의 기틀을 닦았다.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로부터 1300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해 제련소 건설에 착수했고, ‘일괄수주 방식’을 거부하고 직접 구매와 시공을 맡아 7000만달러로 예상됐던 공사를 4500만달러에 마쳤다. 이 결정이 고려아연이 기술력과 자본을 축적하는 전환점이 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한솔·김경학 기자 hansol@kyunghyang.com
2025년엔 여러 문화예술, 체육계의 거목들이 세상을 떠났다. 언제나 곁에 있을 것 같던 한국 문화계와 체육계 산증인의 죽음에 팬들의 상실감은 컸다. 이들이 생전 보였던 삶의 지혜와 통찰력은 남은 이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무대와 방송을 넘나들며 시대와 호흡한 국민 배우 이순재는 지난 11월25일 향년 91세 일기로 별세했다.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 동기들과 연극반을 재건하는 등 일찍이 연극과 연기에 열정을 싹틔웠다. <사랑이 뭐길래> 등 140편이 넘는 드라마에 출연했다. 지난해 10월 건강 문제로 활동을 중단하기 전까지도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등 무대에 서며 연기 혼을 불태웠다.
지난 7일 미국에서 향년 85세로 별세한 배우 김지미는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불렸다. 덕성여고 재학 중 거리에서 김기영 감독의 눈에 띄어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멜로와 사극, 문예극, 사회극 등을 넘나들었다. 임권택 감독의 <길소뜸>(1985)에 출연해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자유로운 연애와 결혼을 이어가며 주체적 삶을 살았던 ‘신여성’이었다.
‘연극계 대모’ 배우 윤석화도 지난 19일 향년 69세로 세상을 떠났다.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했다. 1982년 그가 출연한 <신의 아그네스>는 당시 국내 연극계 최장기 공연 기록을 세웠다. 한국 창작뮤지컬의 상징적 작품인 <명성황후>의 1대 명성황후 역을 맡았다. 백상예술대상 여자연기상을 네 차례 받았다.
‘개그계의 대부’ 전유성은 폐기흉 증세 악화로 지난 9월25일 향년 76세로 별세했다. 1968년 TBC 동양방송 특채 코미디 작가로 일하다가 코미디언으로 전향했다. 무딘 듯 핵심을 꿰뚫는 언변과 시대를 관통하는 풍자로 유명했다. ‘개그맨’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 KBS <개그콘서트>의 원안자다. 대학로에서 이루어지던 소극장 개그를 방송에 도입했다.
트로트 가수 송대관은 지난 2월7일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78세. 1975년 발표한 ‘해뜰날’로 유명해졌다. 트로트 침체기로 생활고를 겪으며 미국행을 택했다. 10여년 만에 귀국한 후 1990~2000년대 ‘네가 뭔데’(1991), ‘네박자’(1998), ‘유행가’(2003) 등 히트곡을 냈다.
지난 5월9일 향년 81세로 별세한 방송인 이상용은 1970년대 어린이 방송을 진행하며 ‘뽀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1989년부터 병영 위문 프로그램 MBC <우정의 무대> 진행자를 맡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문학계에선 작가 윤후명이 지난 5월8일 향년 79세로 세상을 떠났다. 19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빙하의 새’가 당선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197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산역>이 당선된 후로는 주로 소설을 썼다. 작품 세계는 ‘끝없는 자아 찾기 여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95년 <하얀 배>로 이상문학상 등을 받았다. 2017년 세월호 참사 추모 공동소설집 <숨어버린 사람들>에도 참여했다.
스포츠계에선 1980~1990년대 한국 남자 배구 최고 스타 장윤창이 지난 5월30일 향년 65세로 별세했다. 17세였던 1978년 최연소로 대표팀에 발탁됐다. 같은 해 방콕 아시안게임,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남자 배구 황금기 주역이었다. 1994년 프로야구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지휘한 이광환은 7월2일 별세했다. 향년 77세. ‘투수 분업화’와 ‘자율 야구’ 바람을 일으킨 감독이다.서현희·심진용 기자 h2@kyunghyang.com
일하다 생을 마감한 노동자가 끊이지 않았다.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충현씨는 지난 6월2일 혼자 선반 작업을 하다 기계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김씨는 한국전력공사 산하 공기업인 한전KPS의 2차 하청업체 소속으로, 같은 일을 했지만 2016년 입사한 후 9년 동안 소속 업체가 8차례나 바뀌었다. 전형적인 ‘위험의 외주화’ 사례였다. 사고 당시 끼임을 막기 위한 덮개나 안전난간 등 기본적인 방호장치는 설치돼 있지 않았고, 2인1조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안전보건공단은 ‘다단계 하청구조와 안전시스템 공백이 만든 사고’라고 결론 냈다. 7월에는 동해화력발전소에서 30대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했고, 11월 울산화력발전소에서는 해체 작업 중이던 보일러 타워가 붕괴해 7명이 숨졌다. 올해 1~9월 집계된 산재 사망자는 457명으로 지난해보다 14명 늘었다.
김남희 기자 nami@kyunghyang.com
올해 세계에선 현대 정치와 사회, 학계, 문화예술계에 족적을 남긴 인물들이 세상을 떠났다.
이중 진보의 삶을 살아온 대표적 인물은 4월21일(이하 현지시간) 향년 89세로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사상 최초 남미·예수회 출신이다. 신부·추기경 시절 빈민가를 찾아 사역해 ‘빈자들의 성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재임 기간 사회적 약자와 이민자 보호를 강조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불리며 세계인들의 존경을 받았던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이 5월13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1960~1970년대 군사독재에 저항하며 무장투쟁을 벌였다. 13년 수감생활 후 정치에 뛰어들어 2010~2015년 국정을 이끌었다. 대통령 관저를 노숙인 쉼터로 내주고 교외 농장에서 살았으며 월급의 90%를 기부했다. 임신중지와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등 진보적 사회정책을 시행했다. “삶에는 가격표가 없어 나는 가난하지 않다” 같은 명언을 남겼다.
10월17일엔 일본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과거 식민지배를 사과한 전 총리 무라야마 도미이치가 별세했다. 향년 101세. 1993년 사회당 총재, 이듬해 일본 제81대 총리가 됐다. 1995년 8월15일 종전 50주년을 맞아 일본의 식민지배와 주변국 침략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명시한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했다.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린 세계적 동물학자·환경운동가 제인 구달도 10월1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1960년 26세 나이로 탄자니아 곰베에서 침팬지 연구를 시작했으며, 침팬지가 풀잎을 도구로 삼아 흰개미를 채집하는 모습을 사상 처음으로 관찰했다. 숨지기 직전까지 세계를 돌아다니며 자연 보전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인류가 변화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극우와 보수 대표 인물들도 세상을 떠났다. 1월7일 96세를 일기로 별세한 국민전선 창립자인 장마리 르펜은 프랑스 극우 정치의 상징적 인물이다. 1972년 국민전선을 창당한 그는 반이민과 반유럽연합 노선을 앞세워 극우 세력을 정치의 중심 무대로 끌어올렸다. 죽음 이후 극우 진영은 애도했다. 파리에서는 그의 죽음을 “환영한다”는 집회가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대표 아이콘 찰리 커크가 9월10일 유타주 대학에서 연설하다가 총탄에 맞아 31세 나이로 사망했다. 극단적 발언으로 반유대주의, 동성애 혐오,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판을 받았다.
11월4일 향년 84세로 별세한 딕 체니는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부통령으로 꼽혔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했다.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그림자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을 주도했다. 테러 용의자 고문,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구금 등을 지지한 강경 노선은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문화예술계 여러 인물도 별세했다. 영화 <애니 홀>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미국 배우 다이앤 키튼이 10월11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9세. <대부> 주인공 마이클 콜레오네의 아내 케이 아담스 역을 맡으며 유명해졌다. <맨해튼> 등 우디 앨런의 영화에 출연해 “현대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향년 89세로 9월16일 별세한 이는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배우이자 감독, 제작자인 로버트 레드퍼드다. 대표작으로는 <내일을 향해 쏴라>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등이 있다. 감독 데뷔작인 <보통사람들>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저예산 독립영화를 지원하기 위한 선댄스 영화제를 창립했다. 환경·인권 운동에도 힘써 2010년 프랑스 정부에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1960년대 프랑스 영화 스타이자 동물권 운동가였던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는 12월28일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부유한 기업가의 딸로 태어난 바르도는 1956년 당시 남편 로제 바딤의 영화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에서 주연을 맡으며 스타 반열에 올랐다. 그는 1973년 동물보호 운동가로 일하겠다며 영화계 은퇴를 선언했다. 2001년엔 한국의 한 방송과 인터뷰하면서 “한국은 개고기를 먹어 야만스럽다”고 비판해 논란이 됐다.
영국 헤비메탈 밴드 블랙 사바스의 리드 보컬 오지 오즈번이 7월22일 파킨슨병 투병 끝에 향년 76세로 별세했다. 1969년 블랙 사바스로 데뷔해 ‘아이언맨’ 등을 히트시켰다. 초기 앨범 2장은 2017년 잡지 ‘롤링스톤’ 독자들이 선정한 최고의 헤비메탈 앨범 10위에 들었다. 7월4일 열린 고별 공연에서 “이보다 더 멋지게 떠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우아함의 황제’로 불린 이탈리아 패션계 거장 조르조 아르마니가 9월4일 향년 91세로, 기하학적 패턴과 다채로운 색감을 사용한 니트 패션으로 유명한 ‘미소니’의 창업자 겸 디자이너 로시타 미소니도 1월1일 93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과학계에선 ‘DNA 이중나선 구조’의 발견자 제임스 왓슨이 11월6일 세상을 떠났다. 25세였던 1953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캐번디시 연구소에서 프랜시스 크릭과 함께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했다.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엡스타인’ 사건의 주요 증인이자 성착취 피해자 버지니아 주프레가 4월25일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제프리 엡스타인의 범죄를 공론화한 인물이다. 10대 시절 엡스타인의 안마사로 고용된 후 성적 학대를 당했다. 2015년 피해자 권리 옹호 단체인 ‘말하고 행동하고 되찾자’를 설립하고 성매매 생존자들을 지원했다.
조문희·배시은·최경윤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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