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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크 [문화와 삶]어른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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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댓글 0건 조회 114회 작성일 26-01-09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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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크 강연 후에 한 학생이 물었다. “어른은 언제 되는 걸까요?” 학생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주민등록증 나오면!” 호기롭게 대꾸하는 이도 있었다. 학생의 눈빛을 바라보니 그렇게 간단히 답하면 안 될 것 같았다. 그 질문이 나를 향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어른일까? 당당하게 어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작게 도리질을 쳤다. “저는 결정을 내린 후, 그 결정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 어른이라고 생각해요.” 황급히 교문을 나서는데,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게 느껴졌다. 나는 지금껏 한 번도 내가 어른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결정을 내리는 데 애를 먹는 것은 물론, 그 결정에 책임을 제대로 졌는지 묻는다면 그렇다고 결연하게 답할 수도 없었다.
성인이 된 후 크고 작은 결정들을 내려왔다. 그 결정으로 인생의 경로가 바뀌기도 했다. 좋든 싫든 몸담은 곳에서 성실하게 일했으므로 책임을 다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명쾌하게 어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여전히 자신이 없었다. ‘서른’이라는 시에 나는 이렇게 쓰기도 했다. “어른은 다 자란 사람이란 뜻이다/ 한참 더 자라야 할 것이다// 나이를 먹어도 먹어도/ 소화가 안 되는 병에 걸렸다.” 다 자랐으니 성인일 테지만, 아직 어른이라고 말하기에는 한참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생물학적으로 성인이라고 해서 모두 인간으로서 어른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른이 되는 데에는 내가 모르는, 내가 못 갖춘 어떤 것이 필요할 듯싶었다.
어른의 조건이 있을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지 한참 생각하다 내가 생각하는 큰어른인 고 황현산 선생님의 책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난다, 2019)를 펼쳤다.
어른은 이렇게 생각하지, 말하지, 삶을 살지… 어른에 다가가고 있다고 느끼던 찰나, 선생님이 2015년 1월29일에 남기신 글을 읽었다. “내가 살면서 제일 황당한 것은 어른이 되었다는 느낌을 가진 적이 없다는 것이다. 결혼하고 직업을 갖고 애를 낳아 키우면서도, 옛날 보았던 어른들처럼 나는 우람하지도 단단하지도 못하고 늘 허약할 뿐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늙어버렸다. 준비만 하다가.” 여기서 어른을 향한 추적은 중단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어른 또한 어른이 되었다는 느낌을 가진 적이 없다니, 어쩌면 어른이라는 칭호는 외부에서 부여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되었음을 깨닫는 데서 오는 것일지 모르겠다.
이렇게 된 김에 어른의 조건을, 어른값을 손수 찾기로 했다.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 아닌 ‘책임을 지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아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겨야 어른이다. 무엇보다 한데 고여 있지 않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편견은 위험을 피하게도 해주지만 변화 앞에서 문을 닫아걸게도 한다. 어른이라면 각인을 곧장 낙인으로 만들지 않을 것이다. 그게 품이다. 그릇이다.
나이가 들면 애가 된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을 달리 해석하면 진짜 어른은 편견으로부터 멀어져야 함을 알 수 있다. 서로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도 한데 어울려 놀 수 있는 아이처럼, 다시금 투명해지는 것이다. ‘경험 없음’이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이 유년 시절이었다면, ‘경험 있음’으로 말미암아 그것을 다시금 가능케 만드는 사람이 어른이다. 그래서 진짜 어른은 저런 말을 한다.
몇년 전에 토킹 스틱을 선물받았다. 아메리카 원주민 이로쿼이족은 회의할 때 토킹 스틱을 들고 있는 사람에게만 발언권을 주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말하는 도중에 끼어들거나 방해하지 못하도록 규칙을 정한 것이다.
토킹 스틱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먼저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라. 그런 다음 상대를 이해시켜라.” 말로 하기엔 어려운 일이지만, 말로써만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이해하고 이해시키는 능력, 어른값이 있다면 이런 게 아닐까.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풍경은 나라마다, 사람마다 참으로 다채롭다. 서울에서는 제야에 종로 보신각의 종소리가 울리고, 베를린에서는 베를린 필하모니가 베토벤 교향곡 9번의 ‘환희의 송가’를 연주한다. 빈에서는 빈 필하모니의 신년음악회에서 요한 슈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에 맞춰 관객들이 손뼉을 친다. 대서양의 화산섬 마데이라에서는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고, 가톨릭 국가인 포르투갈에서는 자정 종소리에 맞춰 12알의 건포도를 먹으며 새해 행운을 빈다.
한국은 또 다르다. 양력 새해에는 해돋이를 보며 덕담을 나누지만, 많은 이에게 ‘진짜 새해’는 여전히 음력설이다. 차례를 지내고 세배를 하며 떡국을 먹어야 비로소 한 해가 시작된 것처럼 느낀다. 이렇게 새해를 맞는 방식은 제각각이지만, 새해에 대한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마음만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우크라이나 전쟁, 언론의 관심에서조차 멀어진 가자지구의 참상은 새해를 맞는 세계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각국의 정치·종교 지도자들이 ‘이제는 끝나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지만, 현실은 여전히 무겁다.
한국 사회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지난 한 해, 내란 사태라는 충격적인 경험을 하며 사회 전체가 큰 혼란을 치렀다. 청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동시에 과거로 돌아가자는 구호도 여전히 들린다.
자정(子正), 즉 제야의 순간은 묘하다. 끝난 해와 시작될 해가 맞닿아 있는 이 시간은 단절이면서 동시에 연속이다. 이 ‘순간’에 대해 프리드리히 니체는 <자정의 노래>에서 이렇게 말한다. “오 인간이여, 주의하라! 깊은 한밤은 무엇을 말하는가? 나는 잠들었다. 깊은 꿈에서 이제 막 깨어났다. 세계는 깊다. 낮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깊다.” 자정은 허무의 시간이 아니라, 세계가 우리에게 말 거는 긍정의 순간이라는 뜻이다.
이 생각은 다른 사상가들에게서도 이어진다. 발터 베냐민(1892~1940)은 순간을 비어 있는 현재가 아니라, 억눌렸던 과거가 구제될 수 있는 ‘충만한 지금’으로 보았다. 에른스트 블로흐(1885~1977) 역시 순간을 완결이 아니라 가능성의 섬광으로 이해했다. 이들에게 순간은 사색의 대상이기보다 정치적 결단이 이루어지는 시간이다.
단절은 종말이 아닌 결단의 시간
한국 현대사에서도 비슷한 사유를 찾을 수 있다. 유신체제에 온몸으로 맞섰던 시인 김지하는 동학의 후천개벽(後天開闢) 사상을 빌려 ‘단(斷)’의 철학을 말했다. 더는 이대로 갈 수 없는 순간, 과감한 단절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하지만 그 단절은 종말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로의 열림이었다. 어제·오늘·내일로 이어지는 단선적인 시간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가능성을 여는 결단의 순간을 의미했다.
정치에서 순간은 결국 선택의 문제다. 누구에게도 미루지 않고, 우연에 맡기지 않으며, 스스로 결단하고 책임지는 시간이다. 행동하지 않는 것조차 하나의 선택이 되고, 그 결과 역시 책임으로 돌아온다. 새해의 자정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끊고, 무엇을 이어갈 것인가. 단과 부단(不斷)의 갈림길에서, 새해는 다시 그렇게 시작된다.
위기는 정치적으로 첨예해진 시간대를 의미하지만 동시에 전환의 가능성을 담고 있다. 이 순간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언제 이를 잡을 것인가, 아니면 미룰 것인가, 어떻게 이를 이용할 것인지를 묻는 말에 즉각적으로 대답하고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는 2024년 12월3일 자정 시민이 국회의사당에서 친위 쿠데타를 맨손으로 제압하는 순간들을 기억하고 있다.
문제는 그 이후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이라는 판결 이후 대통령 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어도 의사당과 재판정에서 종종 보여주는 볼썽사나운 촌극은 위에 말한 정치적 결단의 순간을 희화하고도 충분히 남는다. 각종 매체를 통해 반복되고 넘쳐나는 가짜뉴스를 포함한 함량 미달의 정치논평은 순간이 주었던 충격과 자극을 계속 무디게 만든다. 이 결과는 변화나 혁신에 대한 갈망 대신에 영혼 없는 정치공학적인 셈법에 따른 결정만 남게 된다.
물론 이 같은 문제는 한국 사회만 겪고 있는 문제는 아니다. 제도 안에서 굳어진 정치로부터 소외된 계층의 분노에서 활력을 얻은 우파 포퓰리즘의 득세를 지구촌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비록 미미하지만,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여전히 ‘윤 어게인’을 외치는 한국 아스팔트 보수의 등장도 이런 현상의 하나다.
새해 벽두부터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식 우파 포퓰리즘 정치의 전형을 다시 한번 목격했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의 현직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를 군사작전을 통해 체포해 미국 법정에 세우고, ‘안정적 정권 수립’까지 베네수엘라를 관리하겠다는 구상을 공공연히 밝혔다. 국제법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이 발언은 단순한 외교적 돌출행동이 아니라, 오늘날 국제정치가 어디까지 미끄러져 내려왔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징후다.
국제사회의 반응은 즉각 갈라졌다. 마두로 제거를 ‘민주주의 회복’으로 해석하는 국가들이 있는가 하면, 트럼프의 불법성을 직접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사태 확산을 우려하는 신중한 입장도 적지 않다. 반대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어떠한 명분으로도 주권국가에 대한 군사적 개입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이 대립은 다극화되는 세계질서 속에서 ‘개입’과 ‘자결’이라는 오래된 문제가 다시 전면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율의 공백은 타율로 채워져
마두로를 ‘마약 테러리즘’의 책임자로 규정하는 트럼프의 논리는 설득력이 약하다. 미국으로 유입되는 주요 마약 경로와 베네수엘라의 현실을 고려할 때, 이는 정치적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사다. 오히려 베네수엘라가 세계 최대 수준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차베스 정권 이래 자원 국유화를 통해 서방 자본과 충돌해왔다는 사실이 이 사태의 구조적 배경을 설명한다. 제재와 투자 단절, 기술 공백 속에서 사회적 기반이 붕괴하고 중산층이 이탈한 과정 역시 이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 사건이 던지는 질문은 베네수엘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강대국이 자국의 이해를 추구하기 위한 즉흥적 결단이 국제질서의 규범을 대체할 때, 우리가 말하는 순간은 더 이상 해방의 계기가 아니라 폭력의 명분으로 전락한다. 문제는 누가 그 순간을 정의하고, 누가 그 대가를 치르는가이다.
한반도도 지금 바로 그 질문 앞에 서 있다. 분단, 핵, 동맹, 제재, 안보라는 언어들은 오랫동안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사회를 오래도록 침묵하게 해왔다. 그러나 불가피성을 내세우는 모든 질서는 이미 민주주의 외부에 있다. 민주주의는 필연을 받아들이는 체제가 아니라, 필연처럼 보이는 것을 다시 문제 삼을 수 있는 용기다.
오늘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는 강대국의 즉흥적 결단과 포퓰리즘적 힘의 과시로 점점 불안정해지고 있다. 이때 가장 위험한 것은 외부의 개입 그 자체가 아니라 내부에서 질문이 사라지는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 결정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누군가는 대신 결정할 것이다. 자율의 공백은 언제나 타율로 채워진다.
한반도에 결단의 순간이란 전쟁과 평화 중 하나를 택하라는 도식적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이 체제, 이 분단, 이 긴장은 과연 우리의 의지인가’라는 질문을 공적으로 제기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결단은 단절이지만 동시에 창조다. 더는 지속할 수 없는 질서와 결별하는 동시에,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가능성을 여는 행위다. 민주주의는 완성된 제도가 아니라 스스로를 끝없이 상상해야 하는 위험한 자유다. 한반도의 미래 역시 이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물음이 새해를 맞는 정담의 첫자리에 놓여 있다는 생각이 든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새해 첫 현장 방문으로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택했다. 한화그룹에서 우주 사업을 총괄하는 김동관 부회장과 동행한 그는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8일 제주 서귀포시 하원동에 있는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방문한 김 회장은 올해 사업 계획과 전반적인 우주사업 현황을 보고받았다. 김 회장은 방명록에 “어려워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을 가는 것, 그것이 한화의 사명”이라며 “제주우주센터와 함께 대한민국을 지키는 대표 기업으로 우뚝 섭시다”라고 썼다.
1980년대부터 우주 산업을 희망해온 김 회장은 평소 한화가 만든 인공위성을 한화가 직접 쏘아 올려야 한다며 우주 산업을 강조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이날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격려사에서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꿈은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으로 현실이 됐다”며 “난관을 뚫고 우리가 만든 위성이 지구의 기후 변화를 관측하고, 안보를 지키며, 인류의 더 나은 삶에 기여하는 것이 한화가 추구하는 진정한 사업의 의미이고 가치”라고 덧붙였다.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위성 생산 시설이다. 축구장 4개 크기에 달하는 3만㎡(약 9075평) 부지에 총넓이 1만1400㎡(약 3450평) 규모로 지난해 12월 준공됐다. 제주우주센터에서는 월 8기, 연 최대 100기의 위성을 만들 수 있다.
한화는 위성 개발·생산·발사·관제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위성 영상분석 서비스까지 위성 산업 전반에 걸친 가치사슬을 제주우주센터를 중심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지구 관측에 활용되는 합성개구레이다(SAR) 위성 등을 본격적으로 양산한다. SAR은 공중에서 지상이나 해양에 레이다를 차례대로 쏜 후 반사돼 돌아오는 미세한 시차를 합성해 지형도를 만드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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