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하늘채 안개·미세먼지 뒤덮인 전북, 출근길 교통사고 잇따라···1명 사망·1명 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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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1분쯤 전주시 덕진구 진북동 도로에서 80대 보행자 A씨가 40대 운전자 B씨가 몰던 승합차에 치였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운전자가 안개와 미세먼지로 전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고속도로에서도 사고가 이어졌다. 오전 6시 53분쯤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 줄포나들목(IC) 인근에서 차량 4대가 연쇄 추돌했다. 이 사고로 모닝 차량 조수석에 탑승한 50대가 어깨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4분 뒤인 오전 6시 57분쯤에는 같은 구간에서 화물차가 역주행하며 도로 구조물을 들이받았다. 연이은 사고로 해당 구간 통행이 전면 또는 부분 차단돼 출근길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전북 대부분 지역에는 전날 저녁부터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다가 이날 오전 5시를 기해 해제됐다. 그러나 대기 정체로 일부 지역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시간당 평균 93㎍/㎥까지 치솟아 ‘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박스 영상과 운전자 진술을 확보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안을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 국회에 발의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발의할 특별법안에는 253개 조항과 229개 특례가 담길 예정이다. 통합특별시 명칭에는 대전과 충남이 모두 들어가며, 교육감도 통합 교육감을 뽑는 안이 유력하다.
민주당 ‘충남·대전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특별위원회(충청특위)’ 공동위원장인 박정현 대전시당 위원장은 19일 대전시의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특별법 추진 상황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박 위원장은 “통합 특별법안은 이미 성안이 거의 다 됐고 이번 주 특위에 보고되면 빠르면 이번주, 늦어지면 다음주 초에 발의가 될 것”이라며 “1차 목표는 당초 얘기한 것보다 빠른 설 연휴 전에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고, 그게 어렵다면 2월 말까지는 통과를 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마련된 법안은) 253개 정도 조항으로 돼 있고, 그 안에 229개 특례가 들어가 있다”며 “특례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발표한 재정 지원과 서울시에 준하는 위상, 공공기관 이전 등의 내용이 들어가며, 103개는 기존에 있는 특례를 활용하고 126개는 발굴한 특례를 담았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다만 “특례 내용들이 나오기는 했으나 특위 차원에서 지역에 필요한 특례가 있으면 조금 더 넣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면서 “법안 통과 전까지는 심사 과정에서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들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충청특위는 지난달 출범 당시 2월 초를 법안 발의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2월 중 또는 3월 초까지는 특별법을 통과시킨다는 느슨한 로드맵을 제시했었다. 박 위원장은 “3월까지도 얘기를 했지만 선거 등 여러 일정과 연동해서 보면 2월 말까지는 법이 통과 돼야 선거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당초 계획보다 특별법 제정에 더 속도를 내는 셈이지만 여야간 협의와 법안 조정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민주당 법안이 공개되면 앞서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먼저 발의한 국민의힘과의 상당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지난 16일 김민석 총리의 행정통합 인센티브 발표 내용에 대해 수석대변인 논평을 내고 “내용을 뜯어보면 지방이 요구해 온 핵심인 권한·재정 이양은 빠진 ‘반쪽짜리 통합’을 밀어붙이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며 “국민의힘이 오래 고민하고 치열한 토론 과정을 거치며 대전·충남의 성공적 통합 방안을 완성시킨 법안의 신속한 통과에 민주당이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었다.
민주당은 논란의 소지가 있는 통합 특별시 명칭에는 대전과 충남을 모두 담고, 교육감은 주민 직선제를 유지하면서 통합 교육감을 뽑는 방안을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은 “(명칭은) 대전과 충남이라는 정체성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대전충남 통합특별시로 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고 생각한다”며 “교육감은 여러 의견이 있지만 단일 특별시장을 뽑기 때문에 교육감도 단일 교육감을 뽑는다는 내용이 법안에는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10년 전 베스트셀러 <자존감 수업>으로 대한민국에 자존감 열풍을 불러일으킨 윤홍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10년 후, 여전히 사회에 만연한 아픔을 진단하기 위해 나섰다.
JTBC <이혼숙려캠프>의 자문 의사, 팔로어 8만명 이상을 가진 심리툰 작가 등으로 활동하며 대중과 교감해온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에게 경향신문 독자를 향한 새해 마음 덕담을 청했다.
·연결이 우리를 든든하게 합니다
윤홍균 | 윤홍균정신건강의학과 원장·윤홍균마음건강연구소 소장
올해, ‘연결’이라는 단어를 가만히 떠올려봅니다. 저는 매년 1월이면 활기차게 시작했다가도, 연말이면 못한 일만 떠올리며 허탈해하곤 했습니다. ‘결심하면 뭐 해, 어차피 안 될 텐데’ 하는 무력감이 새해의 설렘마저 앗아갔죠. 하지만 계획마저 없으니 문제는 더 복잡해졌습니다. 성취를 해도 기쁘지 않았고, 실패를 해도 이유를 알 수 없었으니까요. “목적지 없는 배에는 순풍도 없다”는 몽테뉴의 말처럼, 글쓰기도 갈피를 잃고 방황했습니다. 올해는 좀 다릅니다. 지난해 찾은 ‘동료’들 덕분입니다. 같은 길을 걷는 정신과 의사들과 모여 밥을 먹으며 수다를 떨고 마음을 나누니, 스트레스는 풀리고 의욕도 생겼습니다. 자연스럽게 함께 글도 쓰기 시작했고, 올해는 책까지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인류는 생존의 위협에 사람 사이 ‘연결’로 대응하며 진화했습니다. 맹수와 자연재해 앞에서 인간이 살아남은 비결은 마주 보며 표정을 살피고 살을 맞대고 소통하며 집단의 힘을 키운 덕분입니다. 이것이 인류학자 로빈 던바가 강조한 ‘사회적 뇌’ 개념입니다. 디지털 문명이 극도로 발전하고 SNS의 ‘좋아요’ 숫자가 늘어가도 현대인이 여전히 외롭고 불안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재하는 소속감과 연대감이 충족되지 않으면 우리의 뇌는 이를 생존의 위협으로 여깁니다. 젊은이들이 함께 모여 도심을 달리는 ‘러닝 크루’의 유행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개인화된 세상에 익숙한 이들이 왜 굳이 오프라인으로 나와 함께 숨 가쁘게 달릴까요? 저는 이것이 ‘사회적 뇌’의 본능적인 외침이라고 봅니다. 화면 속 숫자가 아닌, 곁에서 들리는 거친 숨소리와 보폭을 맞추는 ‘연결’만이 뇌의 불안을 잠재우고 진정한 안도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느낀다면 불안은 사라지고 충만함이 차차 마음을 든든하게 채우게 될 겁니다. 지치거나 일이 풀리지 않는다면 ‘연결’을 생각해보세요. 새해 분위기가 사라지기 전에 신년 메시지부터 보내보는 거 어떠세요?
·작심삼일 어때서요? 자책 마세요
박진성 | 여수 삼성숲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전지적 의사 시점>으로 네이버 지상최대공모전 우수상 수상
202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리고 2주가 지났습니다. 저는 올해 하루에 단 500자라도 꾸준히 글을 쓰자는 목표를 세웠는데요, 올해도 쉽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야심 차게 장만한 쓰기 공책은 2쪽에서 멈춰 있고, 이 원고도 마감 전날 밤늦게까지 붙들고 있다가 간신히 보냈음을 고백합니다. 이런 경험을 하는 것이 저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일과 공부에 집중할 수 없고 일을 미루며 실수를 반복한다고 병원을 찾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의지 부족으로 자신을 탓하기도 하고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검사를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스레 묻기도 합니다. 그런데 차근히 면담해보면 누적된 과로와 번아웃으로 지쳐 있는 상태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미 짊어진 짐이 무거운데 새해 결심이라는 새로운 무게가 더해진 것이지요. 매년 발표되는 새해 소망 설문조사를 보면 놀랍도록 내용이 비슷합니다. 작년에 이루지 못했던 ‘원대한 목표’들이 고스란히 이월된 것이겠지요. 새해에는 작심삼일 했다며 자신을 탓하기보다 그저 행복한 ‘오늘’이 있었으면 합니다. 1월17일 토요일 밤을 즐겁게 보낼 반짝반짝한 계획이 독자님들의 마음속에 떠오르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행운’말고 일상의 ‘행복’ 찾으세요
하주원 | 서울 연세숲정신건강의학과 원장,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법> 출간
새해가 되면 원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시라 서로에게 덕담합니다. 그러나 다 이루어지는 해는 없었습니다. 도박, 주식, 코인으로 큰 성공을 꿈꾸기도 하지만 인생에서 계획대로 되는 것은 없지요. 도박, 투자 중독자 중에는 처음에 크게 따는 행운을 겪었기 때문에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당시에는 행운인 줄 알았는데, 비극의 시작이었던 것입니다. 반대로 당장의 불운이 우리 삶의 새로운 교훈과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첫 느낌과 달리 겪어보니 좋은 사람도 있고, 마음에 안 드는 회사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예도 있습니다.
미래는 누구에게나 두렵고, 불행해져도 괜찮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드문 행운을 목 빠지게 기다리며 살 수는 없습니다. 좋은 일이 있을 때 잘 살기는 누구에게나 쉽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잘 이겨내는 것이 진짜 강한 사람입니다. 삶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보다 일어난 일을 어떻게 대하느냐, 그 태도가 어쩌면 더 중요합니다. 바라던 길로 가지 못하더라도, 그 길 위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고 뜻밖에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단한 일상 속에서도 행복을 찾는 한 해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후회스런 오늘도 그리움이 됩니다
이두형 | 이두형정신건강의학과 원장·두마음연구소 대표,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출간
10년 전에는 어떤 장면 속에 계셨나요. 저는 한참 사회생활의 쓴맛을 보며 자기혐오에 빠져 있었습니다. 일이나 관계가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자신의 무능을 절감하고 미래를 두려워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니 그때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실패한 일이나 놓친 관계 같은 것이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친구들과의 여행에서 진탕 마신 술이 깨지 않아 아침 해변에 벌렁 누웠을 때 비쳐오던 어스름한 햇살, 카페에서 일하는 친구의 어깨너머로 배워 처음 내려 마신 커피의 맹맹함 같은 것이 떠오릅니다. 삶의 무게를 인정하고 차근히 살아낼 때 모을 수 있는 소중한 조각들입니다.
살면서 배운 게 하나 있다면 좋은 일이 있다고 하여 내가 다 잘해서가 아니고, 잘못된 일이 있다고 하여 다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과하거나 무리하거나 서툴렀던 것은 단지 때가 아니고 인연이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돌아보면 아쉬움과 후회 가득한 한 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믿습니다. 당신이 살아낸 만큼 ‘당신의 시간’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그리고 후에 그리워할 무언가가 기억 속에 쌓였다는 것을. 저도 당신도 다시, 충분히 살아내는 2026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도파민 중독, 독서로 끊으세요
박종석 | 서울 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이혼숙려캠프> 자문의사 출연
OTT, 유튜브 속 자극적인 콘텐츠의 유행을 보면서 사람들의 심각한 도파민 중독 상태를 느낍니다. 요약 영상도 모자라 쇼츠와 릴스를 찾는 이들에게 인내심과 깊은 숙고란 답답한 얘기일 뿐, 오직 뇌의 보상 중추인 측좌핵의 도파민을 자극할 수 있는 강렬한 유혹이 최우선순위가 된 지 오래입니다. 저는 2026년 마음 건강의 핵심 주제를 도파민 중독과 포모 증후군, 성인 ADHD로 꼽습니다. 세계에서 인터넷이 가장 빠른 나라, 타인의 욕망을 좇느라 숨이 차 나를 잃어버리는 도시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남과 나를 비교하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존감을 잃어버립니다. 마음을 채울 것을 찾아 짧은 쾌감에 몰두하고, 자연히 집중력은 떨어집니다.
이런 사회에서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자신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마음속에 어떤 불안과 욕망, 두려움과 분노 등이 숨어 있는지 짚어보아야 합니다. 가장 쉽고 현명한 방법은 바로 독서입니다. 동서고금은 물론 인류 역사를 통틀어도 나 자신을 깨닫는 정답은 항상 독서였습니다. 도파민 중독 시대에 마음 건강에 대한 책이라니요. 하지만 새해에 한 번쯤 즐겨주십사 부탁드려봅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당신을 위해서요.
·더 바라기보다 ‘무탈’한 한 해를
지민아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엄마는 괜찮을 줄 알았어> 출간
새해가 되면 우리는 익숙한 인사들을 건넵니다. 복 많이 받으라는 말, 건강하라는 말, 무탈하라는 말입니다. 요즘은 그중에서도 ‘무탈’이라는 말이 예전과는 조금 다르게 들립니다. 흔히는 나쁜 일 없게 해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이지만, 이 인사에는 이미 지난 시간에 대한 고백이 함께 담겨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한 해를 지나는 동안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있었고, 잘해보려 애쓰다 뜻대로 되지 않았던 순간도 있었을 것입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은 채 넘겨야 했던 마음들도 있었겠지요. 돌아보면 아무 일도 없던 해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은, 그 시간을 나름의 방식으로 견뎌왔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많은 일을 겪어온 뒤에는 무언가를 더 바라기보다 무사히 지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는 것 같습니다.
새해에도 우리는 서로에게 무탈하길 바란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 말속에 이미 충분히 애써오며 여기까지 왔다는 인정이 함께 담긴다면, 그 인사 하나로도 새해의 시작은 이미 충분해 보입니다.
새해에는, 부디 무탈하세요.
·변화에 대한 공포, ‘나’를 알면 줄어요
배승민 | 가천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주임교수, <내 아이가 보내는 SOS> 출간
우리는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일까요? 과학이 지구 너머 우주로 나아가는 시대,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시대, 과학과 이성이 인류 역사 그 어느 때보다 빛나는 시대이지만 그만큼 사이비 종교, 전쟁과 폭력의 아픔 역시 동전의 양면처럼 첨예하게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예측하지 못하는 것, 대비할 수 없는 것에 지나친 공포를 느낍니다. 공포와 불안은 마음 깊이 새겨지고, 그러다 보니 요즘은 정신질환에 대한 주관적인 자가진단이나 ‘너 때문에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며 갑론을박하는 갈등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삶은 날씨와도 같아서, 언제나 맑기를 바라지만 당연히 궂은날도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갖추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과거와 현재의 자신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 아픈 마음들을 살펴온 여러 정신건강 전문가의 조언으로 마음 건강의 내일을 헤아려보는 일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올해는 몸과 마음의 체력을 키우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을 비난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궂은날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우리 모두의 ‘맑은 날’을 기대합니다.
·일상 리듬 통해 조금 더 ‘버텨내기’
차승민 | 아몬드정신건강의학과 원장, <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출간
2025년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불경기라 힘들다는 이야기에, 전 세계적으로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한편 신기술의 등장으로 사회는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지요. 이런 빠른 변화의 파고 속에서 개인들이 겪는 불안의 크기도 커져가는 듯합니다. 점쟁이는 아니지만 2026년도 그리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모두가 함께 불안 사회를 살아가는 것이지요.
불안은 스스로 상황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 때 더욱 커집니다.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고 상황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쌓이다 보면 포기하고 싶어지고 무기력해지기도 합니다. 무언가 꾸준히 해보겠다는 마음조차 들지 않고, 마음의 공허함을 짧은 호흡의 자극으로 채우는 일상이 반복됩니다.
공허감과 중독. 이것이 어쩌면 2026년 우리 사회 마음 건강의 화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핵심은 균형과 조절입니다. 무너진 마음을 단번에 바꿀 수는 없지만, 어려운 하루를 조금 더 버텨낼 수 있도록 조절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만의 일상 리듬을 회복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를 단단히 만들어가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2026년은 모두가 조금 더 잘 버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중증 정신질환자 지원 탄탄한 사회로
장광호 | 인스타그램 심리툰 ‘팔호광장(@palhosquare)’ 연재, <알고 싶니 마음, 심리툰> 출간
중증 정신질환자를 주로 진료하는 폐쇄병동이 있는 병원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몇분의 환자를 잃은 적이 있습니다. 환자분이 돌아가셨던 무렵의 날씨가 되면 마음의 갈피를 잡을 수 없어 병원 밖을 하염없이 서성이던 날이 어김없이 떠오릅니다. 환자의 사망은 의사가 겪는 숙명 같은 것이겠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중에 자살이나 정신증적 증상으로 인한 사고로 돌아가시는 분을 경험하면 유독 여러 순간이 후회로 남습니다.
특히 제도적인 문제나 병상 부족 등 시스템의 문제로 인해 어떤 방법으로도 적극적인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없었던 분이 그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돌아가시게 되면 그 참담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적절히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를 생업을 포기해가면서 돌봐야만 하는 가족들의 하소연과 절규도 현장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괴로움입니다. 자살률이 높을수록 자살 고위험군인 자살 유족과 지인이 더 많아집니다.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시스템과 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신속한 중증정신응급 대응을 위해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폐쇄병동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새해에는 현장의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정책들이 좀 더 입안되고 시행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윤홍균 원장과 ‘글 쓰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글정회)’ 소속 여덟 명의 의사가 의기투합해 우울, 분노, 무기력, 스몰 트라우마, 관계 갈등으로 마음고생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을 담은 <마음 예보>(흐름출판)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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